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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천체물리 실험 연구실
 

핵천체물리학의 기본 목표

지구상에는 수소부터 우라늄까지 총 92개의 원소가 자연상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빅뱅으로부터 비롯된 우주의 탄생 직후에는 대략 75%의 수소 원자와 25%의 헬륨 원자, 그리고 극소량의 리튬 원자들만이 존재했을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리튬보다 무거운 원소들의 경우, 고온·고압 상태였던 우주가 식어가던 중 가벼운 원소들이 중력의 작용으로 별을 이루고 그 별의 중심에서 핵융합 과정을 통해 생성되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 별을 이루는 원소들의 총 질량에 따라서 별 중심부의 온도와 압력이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별의 일생이 결정된다. 그림 1에 질량에 따른 별의 일생이 개략적으로 표현되어있다. 질량과 관계없이 모든 별들은 대부분의 일생을 주계열성(그림 1에서 “Average Star”와 “Massive Star”로 표현된 부분)의 단계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 때 가장 고온·고압인 별의 중심부에서는 네 개의 수소 원자들을 하나의 헬륨 원자로 융합하는 핵반응이 일어난다. 중심부의 수소 원자가 고갈되면 별들은 그 질량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을 마감한다. 비교적 가벼운 별들의 경우(태양 질량의 1.4배 이하)에는 적색거성의 단계를 거쳐 백색왜성이 되고, 보다 무거운 별들의 경우(태양 질량의 1.4배 이상)에는 중력수축의 영향으로 중심부의 온도가 높아져 더욱 무거운 원소들을 융합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 우주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원소인 철까지 생성된다. 그 이후 무거운 별들은 자체 중력의 영향으로 급격히 수축하고 최종적으로는 신성, 초신성, X-ray burst와 같은 폭발을 일으킨 뒤 에너지 생성을 멈추게 된다.
 

그림 1. 질량에 따른 별의 일생을 개략적으로 보여준 그림.
출처: http://students.um.edu.mt/icil0002/StarCycle.html

  이와 같이 헬륨부터 철까지의 원소들은 별의 내부에서 융합반응을 통해 생성될 수 있지만,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의 생성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별이 주계열성 단계에 머무를 때는 만들어질 수 없지만, 무거운 별의 마지막 진행단계인 폭발과정에서는 빠른 중성자 포획과정이나 느린 중성자 포획과정에 이은 베타 붕괴(중성자 과잉 핵종의 경우), 혹은 빠른 양성자 포획과정(양성자 과잉 핵종의 경우) 등을 통해 우라늄까지의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각각의 포획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포획과정에 참여하는 일련의 핵반응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모든 포획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 천 개 핵종들의 성질과 각 핵종들 간의 반응 등 방대한 양의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핵물리 이론에서 예측하는 물리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험 핵천체물리학은 상대적으로 불확정성이 큰 핵종의 성질과 핵반응 속도를 직접 측정하여 우주를 이루는 원소들의 기원을 밝히고 별의 폭발 과정을 이해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삼는다.
 

걷잡을 수 없는 열핵반응 (thermonuclear runaway)

신성 폭발은 백색왜성 표면에서 일어나는 ‘걷잡을 수 없는 열핵반응(thermonuclear runaway)’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별이 주계열성에서 적색거성 상태를 거치게 되면, 대부분이 탄소, 산소, 네온 등의 물질로 이루어진 백색왜성이 남게 된다. 백색왜성은 가장 고온·고압 상태인 별의 중심부에서 조차 핵융합을 일으킬만한 온도와 압력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백색왜성이 아직 주계열성의 단계에 있는 동반자성(companion star)과 쌍을 이루고 있는 경우 (관측결과에 따르면 우주상의 별들 중 절반 이상이 다른 별들과 쌍을 이루어 이중항성계를 이룬다. 그림 2 참조) 동반성으로부터 수소 원자들을 공급받을 수가 있는데, 이 수소 원자들은 백색왜성의 표면에 겹겹이 쌓이게 된다. 백색왜성의 거대한 중력장의 영향으로 인해 왜성 표면의 수소 기체는 더 이상 이상기체의 성질을 띠지 못하고 축화된 기체(degenerate gas) 상태로 변하게 된다. 백색왜성의 표면 한 곳에서 수소 원자들이 핵융합반응을 하게 되면 에너지가 만들어 지는데, 그 결과 핵반응이 일어난 지역의 온도가 상승한다. 주계열성의 별들은 기체의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별이 약간 팽창을 하고(이상기체 방정식을 따름) 그로 인해 높아진 온도를 낮출 수 있어서 오랜 시간동안 꾸준하게 핵융합반응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축화된 기체상태에서는 기체의 온도가 상승해도 부피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온도가 떨어지지 않고 더 빠른 속도로 다음 번 핵반응을 유도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짧은 시간동안에 격렬한 핵반응이 일어나는 ‘걷잡을 수 없는 열핵반응’이 발생하는 것이다. 축화된 기체의 높은 열전도율로 인해, 백색왜성 표면의 한 곳에서 일어난 열핵반응은 순식간에 왜성의 표면 전체로 퍼져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별 표면에 축적한다. 축적된 에너지가 임계치를 넘어가면 축화되어 있던 기체들이 이상기체로 변하면서 급격히 팽창하고, 결과적으로 별 외곽에서 핵반응의 결과로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들을 분출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두고 신성 폭발이라고 하는데, 신성의 경우 열핵반응의 결과로 40Ca까지의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되고 우주 공간에 분출된다. [1]
 

그림 2. 이중항성계의 모습을 그린 상상도.
출처: NASA

  실험 핵천체물리학 분야는 이와 같은 별의 폭발 과정중에 일어나는 핵반응들을 직·간접적으로 측정하여, 폭발 현상을 규명하고, 나아가 각 원소의 기원을 밝히는 것을 궁긍의 목표로 삼는다. 하나의 별이 폭발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핵반응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신성 폭발의 경우에는 수천여 종의 핵반응이 일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각각의 핵반응을 실험으로 측정하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이해를 바탕으로 가장 합리적인 신성 폭발 모델을 이론적으로 세우는 작업이 필수적이며, 이론에서 예측하는 결과의 불확정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모델을 정립할 당시 불확실성이 컸던 핵반응들에 대한 측정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신성 폭발의 과정과 신성의 구성 성분 등을 규명하기 위한 최적의 핵종으로 18F이 주로 꼽히는데, 그동안의 수많은 실험들에도 불구하고 신성 폭발시 18F 핵종이 얼마나 많이 생성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답은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핵천체물리 연구소들에서는 이에 관한 연구가 아직도 진행중인데, 실제로 미국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의 핵천체물리 그룹에서는 최근 방사성 중이온인 18F 빔을 사용하여, 18F(p,a)15O과 18F(d,a+15O)n 핵반응을 측정하였으며, 이 실험 결과들로 인해 18F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였다[2, 3].
 

방사성 중이온 가속기 (Radioactive Heavy Ion Beam Accelerator)

이와 같이 천체물리에서 요구하는 핵물리 실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거나 극소량만 발견되는 방사성 원소를 만들고 가속시킬 수 있는 방사성 중이온 가속기가 필요하다. 본 연구실에서는 미국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의 Holifield Radioactive Ion Beam Facility, Michigan State University의 National Superconducting Cyclotron Laboratory,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등의 연구소들과 공동연구를 수행 중에 있으며, 국내에 건설중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의 저에너지 핵물리 실험 그룹인 KOBRA와의 공동연구를 수년간 진행하여왔다.
지난 몇 년간 국내 과학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를 꼽는다면 국제과학비즈니스가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기관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에는 총 46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부지 매입비 제외),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RAON의 현재 설계 성능은 핵자당 200 MeV 수준으로 가속, 400 kW 급으로, 현재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세계 유수의 중이온가속기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정상급의 가속기로 탄생할 예정이다. 특히 RAON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Isotope Separator On-Line(ISOL) 방식과 In-Flight Fragmentation(IFF) 방식을 복합하여 희귀 방사성 빔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개념설계 단계부터 전 세계의 중이온가속기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참고 문헌

[1] J. Josè and M. Hernanz, Eur. Phys. J. A 27, 107 (2006).
[2] K.Y. Chae et al., Phys. Rev. C 74, 012801(R) (2006).
[3] A.S. Adekola et al., Phys. Rev. C 83, 052801(R) (2011).